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었고 마스크는 평상복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불편함을 감내하지 않으면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일상을 말할 때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듣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경험하면서 new normal에 대해 각자 느끼는 바가 있을겁니다. 그 위험성을 체감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온난화가 가져오는 기후변화가 인류를 절멸시킬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이 일상이 되겠지만 잘 적응하고 더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지구에서 한동안 더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현 상황과 마찬가지로 그 대상은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될 겁니다.

코로나19는 대응이 한 발 늦었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뉴스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큰 위협이 될 줄 알았다면 발병을 감지하자마자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겠죠. 다시 이야기를 바꿔서,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이번에 세계기상기구에서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5년 내에 온난화가 1.5도 이상 넘어가는 해가 기록될 가능성이 40%’라고 합니다. 5년 동안 쭉쭉 올라갈거라기 보다는 피크를 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40%라는 수치가 작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역사상 최고점을 찍을 가능성은 90%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1981-2010년 대비 2021-2025년 기온 변화 예측(왼쪽 그림) 및 평균값보다 높을 확률(오른쪽 그림; 1에 가까울 수록 확실시 된다는 의미) (출처: WMO 보도자료, 하단 링크 참조 )


위협이라는게 그렇지 않나요. 닥치기 전까지 그 크기를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위협이 되는게 확실한지도 의문이지만, 무엇에 위협이 될 것인지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99% 이상 큰 문제가 없없지만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사례가 나타나면서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나타났습니다. 이런 경우에 1%가 안되는 숫자도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저 위의 40%는 (예측 확률이기 때문에 관측된 확률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대비 측면에서) 작은 숫자일까요?

1.5도가 넘어간다고 당장 세계가 마비되는 수준의 피해가 발생한다거나 이전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없는 상황이 될거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가지 의견이 있겠습니다만, 이것을 마지노선으로 여기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인류가 정한 하나의 저지선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5도를 넘어가는 상태가 new normal이 되었을 때 해양과 대기로부터 인류에게 각종 위협이 다가오리라는 연구결과는 많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고 있는데요, 불확실한 미래가 더 큰 걱정입니다.

최전방에서 후퇴하여 방어선을 구축했는데, 다 구축하기 전부터 뚫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예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더 후퇴하면 크던 작던 피해를 볼 것이고 다시 전선을 복구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뚫려도 회복이 가능한 범위를 잘 모르는거죠. 이런 상황이라면 이것이 최종 저지선이라는 태도로 대응할 수 밖에 앖을것 같습니다.

최근에 온실가스 저감 이슈가 집중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만 현실적으로 보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미리 적응을 준비하는 데에도 충분히 자원을 할애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응하려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해야 하니까 기초연구도 홀대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WMO LC Annual-to-Decadal Climate Predic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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