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 연구실 모두가 2주 가까이 재택근무중이다. 평소에 재택근무나 디지털 노마드 같은걸 해보고 싶었으나 이렇게 강제로 하게 되니까 답답하기도 하다. 말이 좋아 재택근무지 연금 상태에 가까우니까. 그래도 종이 문서로 처리해야 될 일이나 전산실에 직접 가야 할 일이 생기면 다녀오고 있다. 어쨌거나 재택근무를 경험해보니까 기존에 퇴근 후 짬짬이 원격으로 작업하던것과는 달리 생활 패턴의 큰 흐름에 영향을 끼치는게 느껴진다.

일단 연속으로 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절대적인 업무시간이 늘어난게 아니라 끊김 없이 작업만 하는 연속성이 높아졌다. 타인에 의해 흐름이 끊기는 경우를 제외하고도 내가 스스로 뭘 마시려고 일어났다 앉았다 하거나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니까 미뤄 뒀던 책장 정리도 하고 거의 매일 버릴 물건들을 끄집어내고 있어서 총 업무시간은 줄어든것 같은데 왠지 뿌듯한 느낌이 들어서 걱정이다. 실제로는 찔끔 해놓고 혼자 좋아하면 안되는데.

단점이라면 하루의 리듬이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는 새벽까지 일하다가 다음날은 늦잠을 자기도 하고, 뭔가 하다보니 밥 때를 건너 뛰기도 하고, 밥 먹고 졸다가 저녁에 깨는 날도 있었다. 재택근무가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고 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건강을 해칠것 같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스스로 시간과 공간을 제한하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시계에 알람을 맞춰 일하고 (난 원룸에 사니까) 책상은 일만 하는 장소로 만들려고 관계없는 물건은 치웠다.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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