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고나서 졸립다면 호흡을 제대로 못했을 개연성이 높다. 나는 수영배우기 시작할 때 자주 그랬고, 상급반에서도 강습 끝나고 하품하는 사람들을 본다. 숨 쉬는게 전진하는데는 불필요한 동작이라 최소화하는게 좋고 그러다보면 호흡하는 타이밍을 놓지고 리듬을 잃기 쉽다. 스포츠클럽의 수영 강습에서 자세교정이라는게 결국 몸에 배인 불필요한 동작을 빼는 것인데, 진도를 나가다 보면 숨을 잘 쉬는게 참 어렵다. 수영에 입문할 때 물에 떠서 숨쉬는 방법을 배우고 이런 저런 영법을 배우다가 다시 숨쉬는 방법을 배운다.


애초에 초급 단계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할까. 생각해보면 그러기 어려운 이유가 떠오른다. 수영을 전혀 못하던 나는 수영장 바닥에 발을 딛지 않고 생존하는게 목표였고 그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안도하게 됐다. 자세가 어떻든 목표를 이루었으니 다음 목표를 팔다리 움직이는데 놓는다. 선생님이 초급자의 호흡법을 바로 잡아주기도 쉽지 않다.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데 호흡법을 말로 설명해주면 뭐하나. 그리고 호흡이라는게 코와 입을 수면 위로 내놓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횡경막과 후두개를 움직여야 하니까 동작을 보여줘도 학생들이 따라하기 어렵다. 일례로, 처음 숨쉬기 배울 때 ‘음파 음파’하라는데 도무지 언제 숨을 내뱉고 마시라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소리를 내면 공기를 조금씩 내뱉게 되어있는데, 그럼 언제 들이마시나요?)


다 배웠나 싶을 때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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