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기자, 정치인, 정부 인사가 모두 전쟁에 뛰어들었다. 피아 구분이 쉽지 않은 혼전이다. 나는 일찌감치 중립국에 피난와서 웅크리고 있는데도 밖에서 하도 터지니까 소음은 막을 수 없고 작은 불똥이 튀어오기도 한다. 냉철해보이던 사람들이 가치 판단을 떠나서 앞뒤 안맞는 말을 쏟아내는걸 보면 이제 감정 싸움으로 치달았나보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화가 나있다. 한 두 명의 정예 키워가 나타나서 평정하기에는 시스템 내부의 온도가 너무 높아져있다. 쿨러가 있어도 모기날개짓 밖에 안되는것 같다.

전쟁의 중심에 있는 빌런이 사라지면 우리는 내면의 평안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살아남은 빌런이 다크 히어로로 전생하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인가. 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모두 함께 증발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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