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속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수업이나 과제 때문에 읽어야할 논문은 산더미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시간은 없다면 한정된 시간 내에 요점을 파악하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논문 읽을 때 이용하던 방법을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용하던 방법이지만, 뭔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방법을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이미 요령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자기만의 방법대로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우리말로 쓰여진 논문보다는 외국어로 쓰여진 논문을 읽는데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각주:1]

1. 초록 읽기
초록은 제목 다음으로 외부에 노출이 많이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논문을 집어들게 되지만, 그 다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초록을 보고 이 논문을 계속 읽을지 말지 결정합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가장 핵심적인 것,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을 고르고 골라서 초록에 넣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기 때문에 저자들이 신경쓰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렇게 신경을 쓰기 때문에 독자들이 정독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짧기 때문에 정독하더라도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2. 서론과 결론 읽기
초록을 보고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이 서면 서론과 결론을 읽습니다. 저널에 따라서 가리키는 이름은 조금씩 다릅니다. 서론에서는 연구에 배경이 되는 지식들과 연구 목적 등을 안내합니다. 읽어두면 뒷부분을 읽기가 더 수월해집니다. 결론에서는 연구결과를 통해 내린 결론을 제시합니다. 이전에 이러쿵 저러쿵 많은 말을 한 이유가 이 말을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서론과 결론을 모두 보는 것이 좋겠지만, 아주 급박하다면 결론 부분만이라도 봅시다.

3. 나머지 부분 읽기
이제 나머지 부분을 읽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쭉 훑어보면서 필요한 내용을 선택해서 읽도록 하고, 그러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으면 표와 그림을 찾아 그와 관련된 내용만 읽습니다.[각주:2] 자신의 수업, 과제, 연구 등에 필요하지 않을것 같은 부분은 과감하게 넘겨버리고 필요한 부분에 집중합니다.

단계가 올라갈 수록 빠르게 읽는 것이 요령입니다. 반대로 낮은 단계에서는 좀 더 시간을 들여 제대로 이해하도록 합니다. 실제로 앞 단계에서 요점을 파악해놓으면, 나머지 부분을 읽을 때 집중해서 읽어야 할 부분이 눈에 잘 들어옵니다. 읽으면서 노트 정리할 때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기호나 밑줄 등을 넣어두면 읽은 다음 내용을 정리하거나 나둥에 다시 읽어볼 때 도움이 됩니다. 읽으면서 메모를 해야 할 것 같으면 관련된 부분 옆에 키워드만 적어두는 것이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내용을 읽다가 함께 엮을 만한 다른 논문이 생각났을 때 저자와 년도를 메모해두는 것도 나중에 정리하는데에 도움이 됩니다. 다 읽었으면 내용을 정리하면 됩니다. 읽은 논문을 정리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만, 이 글은 읽는 요령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1. 우리말로 쓰여진 논문을 읽을 때는 초록부터 확인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속독하듯 훑는게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외국어가 모국어 만큼 편하게 읽히는 경우도 해당되겠네요. [본문으로]
  2. 여기에서 이 방법의 한계가 드러나는것 같습니다. 자연계열 논문에서는 표, 그림, 수식이 연구결과를 대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다른 분야에서는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어쨋든 중요한 것만 골라 읽는다는 요령만 가지고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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